오늘 아침, 7년 전 내 손으로 직접 스폿 용접을 쳐서 만들었던 36V 15Ah짜리 전기자전거 배터리 팩을 완전히 해체했습니다. 수명이 다해 킥보드조차 제대로 굴리지 못하는 이 낡은 18650 셀 무더기를 폐기물 통에 쏟아부으며, 제 작업대 반대편에 놓인 도심항공교통(UAM)용 고출력 배터리 프로토타입 설계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손가락만 한 원통형 셀 수십 개를 병렬로 엮어 동네를 쏘다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전동화 혁명이라 믿었는데, 이제는 수백 킬로와트시(kWh)의 에너지를 싣고 하늘을 나는 기체의 전력 시스템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배터리 공학이 이끌어갈 진짜 모빌리티 혁명은, 제가 방금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저 구시대의 폼팩터와 화학계를 완벽하게 박살 내는 것에서부터 ..
지난달 항공 촬영용 드론의 배터리 팩을 리빌드하면서 무게 문제로 깊은 한숨을 내쉰 적이 있습니다. 비행시간을 15분만 더 늘려보겠다고 21700 셀을 병렬로 덧붙였더니, 총중량이 2kg을 훌쩍 넘어가면서 모터와 변속기에 극심한 발열이 걸리고 이륙 한계 하중을 초과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작업대 위에 묵직하게 놓인 NCM 팩을 보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물리적인 벽에 부딪혔음을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아무리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전극 공정을 깎아내도 무거운 전이금속 구조체와 흑연 탄소 격자를 유지하는 한 극적인 경량화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하늘을 날거나 한 번 충전으로 1,000km 이상을 질주하기 위해서는 화학계 자체를 송두리째 뒤바꾸는 혁신이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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